“10분 만에 마감됐다고요?”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러닝 캠페인 ‘포레스트런 2025’ 참가 신청 접수가 열렸다는 소식에 클릭을 눌렀던 건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접속하자마자 ‘마감’이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 마치 인기 콘서트 티켓을 놓친 듯한 아쉬움. 그러다 운 좋게 추가 모집 공지를 통해 참가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나는 5월 17일, 여의도 공원에 있었다. 아침 공기와 함께, 5천 명이 만든 초록 물결토요일 오전, 서울 여의도 공원은 일찍부터 북적였다. 모두 ‘포레스트런’ 공식 러닝 셔츠를 입고 10km 완주를 위한 스트레칭 중이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마라톤이 아니었다. "1인 1기부", 즉 참가자 한 명당 한 그루의 나무가 기부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5천 명이 달려 5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다.주최 측의 설명에 따르면, 10년 동안 이 캠페인을 통해 기부된 나무는 3만 그루를 넘어섰다고 한다. 놀라운 건 러닝 누적 거리. 전 세계 참가자들이 함께 달린 거리는 747만 km 이상, 지구를 약 186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마라톤, 숲을 위한 발걸음코스는 여의도 공원을 출발해 서강대교를 왕복하는 10km.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한 이 캠페인은, 달릴수록 공기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했다. 숨이 차오를수록 마음은 더 가벼워졌다. 이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라는 사실이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결승선에 도착하자, 내 기록이 새겨진 레코드월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바로 옆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가 전시되어 있었고, 실내엔 Bang & Olufsen의 프리미엄 오디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단순한 신차 홍보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장치 같았다. 체험 부스, 러닝 이상의 즐거움행사장 곳곳엔 다양한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니스프리의 친환경 뷰티존, ▲파리바게뜨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소개, ▲슈퍼빈의 AI 자원순환 체험 등, 단순한 마라톤 이상의 경험이 가득했다.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아이오닉 포레스트’ 체험존. 숲이 조성된 지역, 나무가 심어진 수량과 종류, 생물다양성 증진 효과 등 숲이 만들어낸 긍정적 변화들이 시각적으로 전시돼 있었다. 10년의 기록, 그리고 새로운 이름 ‘포레스트런’이 캠페인은 2016년 ‘롱기스트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올해부터는 ‘포레스트런’으로 이름을 바꿨고, 더욱 뚜렷한 메시지를 담았다. 단순히 오래 달리는 것이 아닌, 달림으로써 ‘숲을 만든다’는 의미다.현대차 정유석 부사장은 기부식 현장에서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포레스트런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모두, 작은 숲을 심었다완주 후 받은 작은 나무 배지에는 ‘I ran for the forest’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 하나쯤이 뭐가 달라질까 싶지만, 이 날 함께 달린 5천 명이 각자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 작은 행동이 울진 산불 피해지 복원, 국내외 도시숲 조성으로 이어진다니, 뿌듯함이 밀려왔다.포레스트런은 단순한 마라톤이 아니다. 달림을 통해 숲을 만들고, 함께 걷는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경험이다. 내년에도 또 달리고 싶다. 그리고 더 많은 나무가 심어지길 바란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